윤태용(2024-03-28 10:51:05, Hit : 14, Vote : 4
 FB_IMG_1711590483797.jpg (33.2 KB), Download : 1
 다운로드파일_20240328_090436.jpg (75.6 KB), Download : 1
 영화감상



#영화감상일기

너무 민족주의 같은 뒤떨어진 글이라 안쓰려고 하다가 백만 년만에 영화 한 편 본 기념으로 일기처럼 남겨둔다.
읽으면서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테지만 나이 오십 넘은 항일사상 투철한 사람 생각이 그렇지하고 넘어가면 된다. 사이좋게는 너희들끼리는 그렇게 하시고.

오랜 페친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내 대모님도 일본인이고 내 친척들은 재일교포들이다. 시누도 오사카에 살고 내 양부도 한국말 못하는 재일교포 출신이다. 드라마 파친코의 삶 그대로의 친척들이다. 제주살이하다 일본으로 건너가 파친코를 하던... 난 대학 전공도 일문이고 양부 직업도 부산대 앞에서 일본어 학원을 오래 경영했고 덕분에 나는 어린 나이에 그 학원 일본어 교재 몇 권을 썼다. 통번역하면서 죽마고우같은 일본인 친구도 많았고 어쩌다보니 무역일 하면서 바이어도 거의 다 일본인들이라 내 생은 물 반 고기 반 처럼 한국인 반 일본인 반이었다.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그만큼 대놓고 묻지마 반일은 아니라는거다. 정확히 말하면 난 반 제국주의이고, 아닌 건 아닌 거라고 말할 뿐이다.

사실 파묘를 보고와서 그 날 당장 리뷰를 쓰지 않은 이유는 타 아시아국가에선 어떤 시선으로 보고있는지 궁금해서 유튜브를 한참 찾아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천만을 돌파한 지금 쯤이면 대충 다들 보셔서 내용은 아실 것이고... 나도 개봉 전부터 영화가 담고 있는 수많은 코드를 여러 번 자세히 포스팅하는 바람에 스포가 될만한 내용도 알고있어서 과연 재미가 있으려나 긴장하며 본 것도 사실이다. 일단 공포나 오컬트 장르는 절대 안보는 짝지를 고집부려 데려간 것도 긴장의 원인 중 하나이기도 했다. 싫어하는 장르에 여러 번 스포당해서 재미까지 반감되면 그 감추지 못하는 표정을 어찌 볼까 두렵기도 했고. 그런데 영화관을 나오면서 아무 말도 없었다. 평소같음 "넌 이런게 진짜 재밌냐?"며 드럽게 재미없고 절대적으로 내취향 아니라는 소감을 적극적으로 내비쳤을텐데 말이다. (덩케르크와 조커 때 그랬다ㅋㅋ) 그러다 잠시 뒤 친구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으며 하는 말이 "야. 너도 봐라. 영화 재밌더라. 천만 이유가 있더라." 하는 소리에 아... 오컬트 장르지만 항일요소가 감정을 건드렸던 모양이구나 하며 나 혼자 피식했다. 근데 연기 차력쇼라는 말에 격하게 수긍할 정도로 열연을 펼치는 배우들이 중간에 도무지 감정 쉴 틈을 주지 않아 롤러코스터 처럼 쭉쭉 흘러가는 것을 보며 '아 잘하면 이거 짝지도 꽤 재밌어하겠네' 했는데 결론적으로 내 예상이 적중했다. 팝콘 값 안아까워하니 다행이네 싶었다.

영화가 담은 의미야 워낙 많이 알려진 내용이니 그렇다 치고 나는 해외 개봉 반응이 궁금해 참을 수가 없었다. 내가 sns 아시안채널을 자주 보는데 항상 의아했던 것이 한국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국가에선 근대사 공부를 안시키는 건지 아니면 식민지 근대화론으로 공부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대부분이 친 일본적이라 의아하고도 맘에 안들었었는데 이번 영화 리뷰들은 뭔가 심상치가 않다. 역사관이 대놓고 흔들리고 있다는 소리다. 얘네들이 이 영화를 보고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다시 공부하고 있는 모습이 분명히 보이는데 하필 최민식 배우가 명량에 이순신을 연기하는 바람에 얘네들이 명량까지 찾아보고 있다는 말임. 이런 현상이 대규모로 일어난 적은 지금까지 없었는데 각 나라 채널에서 사무라이 정령이 임진왜란의 어떤 장수였는지, 자국으로 후퇴 후에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죽은 어떤 장수였나 서로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역사 이야기까지 포스팅하고 있더란 말이지. 그러면서 자기네 나라에도 일본제국이 풍수적으로 뭔가 남겨놓은 것이 있는지 찾기 시작했다.

김구 선생이 그리도 원했던 문화강대국의 힘이 아시아를 깨우고 있다. 그 주체가 우리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이 괜시리 사람 기분을 들뜨게 한다. 나는 평소 일본 요리채널도 상당히 많이 보는데 얘네들이 얼마 전 부터 그 대단한 해산물 왕국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한국산 미역을 쓰기 시작했다. 미역국도 한국식으로 끓여먹고 나물을 무쳐먹기 시작했다. 미소시루를 청정원 된장으로 끓이고 초밥장인이 햇반을 쓰는 사실을 들키며 한동안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어떤 나라든 식문화가 딴 나라에 '본격적으로' 침투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그 나라의 정신을 서서히 잠식한다.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 한식과 가장 유사한 나라가 그동안 식민지였던 나라의 냄새지독하고 맵기만한 싸구려 음식이라 무시하며 가장 멀리 배척했던 그 한식이(실제로 직접 들은 말이다) 그들 민간밥상에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는 소리다.

친일 대통령이 나오면서 일본도 슬슬 친한이 시작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민간인들은 개방된 문화적 침투에 무방비하다. 가깝게는 얼마전 광주시 어느 음식점 입구에 설치된 도리이에 시끄러웠는데 그건 한 정당일을 했던 수구우익이 벌인 상징적인 일일 뿐이다. 진짜 무서운 것은 실생활을 야금야금 파고드는 밥상의 식재료나 음악이나 영화, 언어같은 일상문화침투다. 절대 그런 것을 보여주지 않던 그들이 한국산 재료를 갖다 쓰기 시작했다는 것은 자국의 그것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처럼 우리 스스로 일으키고 지켜내는 민중위주의 국가가 아닌 국가지배층에 대한 절대적 신뢰로 버티던 나라에서 그 신뢰가 사라지면 국가 근간의 붕괴는 꽤나 순식간에 일어난다. 민심이 곧 국가이기 때문이다.

내 감상평은 딱 한 줄이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로 지금까지 누리던 대운이 거의 다했다는 것이다. 천지가 개벽하지 않는 한.
글 #박세빈


IP Hash : 6544f243dc9e16611c450330491b7866



공지   세경매트.블랙홀마커.그린위의나침판  윤태용  2018/04/18 502 76
공지   소중한 인연을 차곡차곡 보관..  윤태용  2011/12/24 1502 242
공지   엔틱.특판.행사.판촉시계 안내  윤태용  2009/05/28 2503 354
공지   나의 感性 창고  윤태용  2008/03/04 2736 408
1799   사촌형님  윤태용 2024/04/12 2 0
1798   선거  윤태용 2024/04/05 15 1
1797   반찬  윤태용 2024/03/31 17 3
1796   시공을 떠나.  윤태용 2024/03/29 19 2
  영화감상  윤태용 2024/03/28 14 4
1794   혈압  윤태용 2024/03/26 15 3
1793   소중한.  윤태용 2024/03/22 15 4
1792   이별  윤태용 2024/03/22 16 4
1791   생각의 크기가 ~~~서평  윤태용 2024/03/21 16 5
1790   혈당 체크  윤태용 2024/03/17 17 6
1789   조지 오웰  윤태용 2024/03/17 20 7
1788   3.8 민주의거  윤태용 2024/03/08 22 6
1787   서평.  윤태용 2024/03/08 21 7
1786   파묘 영화  윤태용 2024/03/08 23 7
1785   온돌방  윤태용 2024/01/05 38 7
1784   흑염소즙  윤태용 2024/01/01 38 8
1783   갑진년 청룡해  윤태용 2023/12/31 46 3
1782   먹거리  윤태용 2023/12/19 36 4
1781   혼자보는 영화  윤태용 2023/12/03 34 5
1780   당신.  윤태용 2023/11/30 41 5
1779   언어의 무게  윤태용 2023/11/30 50 6

1 [2][3][4][5][6][7][8][9][10]..[73] [다음 10개]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zero

Copyright 2004 (c)  PhotoYoon.com All rights reserved